결혼지옥 개미와 배짱이 부부

MBC 예능 프로그램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에는 결혼 4년차 안주영, 김수연 부부가 출연하였다.

이들은 일명 '개미와 베짱이' 부부였다.

남편은 부지런하고 성실한 반면 아내는 게으른 베짱이 스타일이었다.

남편은 "종교 단체에서 만나 제가 따라 다녔다. 아내 외모에 반했고 방향성에 공감해서 대화도 잘되고 그럴 것 같았는데 (아니었다)"라고 밝혔다.

아내 역시 "저는 감정 기복이 많은 편인데 남편은 항상 평온하더라. 화도 잘 안 내고 그게 신기했다"라면서 다른 매력에 끌렸다고 말했다.

남편은 아침 일찍 기상해 모든 집안일을 전담했다.
아내는 오후 늦게 일어나 집에서 거의 누워 지내기만 했고, 사소한 것까지 남편에게 심부름을 시켜 놀라움을 줬다. 여기에 자신은 움직이지 않으면서 계속해서 집안일에 대한 잔소리도 이어갔다.

이에 대해 남편은 "처음에는 제가 좋아서 다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아내가 성에 안 찬다 하더라. 잔소리, 꾸지람만 들으니까 하기 싫고 힘들어졌다"라고 솔직히 고백했다.

아내는 결혼 전부터 남편이 다정하게 잘해줬다면서 "제가 원래도 잔소리가 많다"라며 "원래 거슬리는 상황을 못 참는다. 제가 하면 되는데 게으르니까 못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내는 남편에게 모든 걸 기대고 있었다.
하루 종일 연락하고 답장이 없으면 불안해 했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이처럼 무기력해진 이유를 밝혔다. "결혼 전 직장에서 동료와 관계가 안 좋아졌다. 사람들에게 상처를 많이 받았다"라면서 그 후 무기력한 상태가 심해졌다고 털어놨다.

이어 "남편은 제가 계속 하소연 해도 잘 들어준다. 남편 덕분에 힘낼 수 있었는데 (외부 활동이 많아서) 집에 없으면 더 우울해지는 기분이 든다"라고 덧붙였다.

아내가 남편에게 보낸 장문의 메시지가 공개되며 충격을 선사했다. 남편은 "하루종일 연락한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계속 연락한다. 거기에 신경 못 쓸 때가 많다"라며 사소한 얘기를 장문의 메시지로 보낼 때가 많다고 전했다. 일방적인 내용이 담긴 긴 메시지에 모두가 놀라워했다. 이로 인해 남편은 지쳐 가고 있었다.

이를 지켜본 오은영 박사가 입을 열었다. "남편이 외부 활동을 많이 하는 게 문제가 아니다. 같이 집에 있을 때의 문제가 훨씬 많아 보인다"라더니 "이 방송으로 많은 부부를 만났는데 오늘 이 부부가 제일 심각하다"라고 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오은영 박사는 "집이라는 공간만 공유할 뿐 함께하는 게 하나도 없다. 요리, 청소, 취침, 기상 모두 함께하지 않는다. 함께하는 게 없다. 그러면 부부가 삶을 이끌어가는 원동력이 약해진다. 매우 심각한 문제다. 여기서 심각하다 했던 부부들은 치열하게라도 싸운다.
근데 이 부부는 함께하는 게 전혀 없다"라고 꼬집었다.

또 "남편은 의미 있는 활동이 인생에서 중요한 분이다. 어쩌면 아내를 좋아했던 건 착각일 수도 있다. 원래 아내는 그런 분이 아닐 수 있다는 거다. 종교 단체에서 만났는데 그걸 가치관이 비슷할 거라 생각한 것 같다"라며 "아내는 다른 사람을 위해 마음, 에너지, 시간을 내주는 분이 아니다. 근데 남편은 그게 중요하다. 그래서 문제는 남편이 아내가 싫은 게 아니라 집에 있기 싫은 것"이라고 봤다.

특히 오은영 박사는 베짱이 아내의 일방적인 대화 방식에 일침을 놓기도 했다.

장문의 메시지에 대해 "독특한 특성이 있다. 양 많고 띄어쓰기도 안 한다. 보면 부담스럽다"라면서 "사랑하는 사람과 대화할 때는 상대의 마음도 들어와 있어야 한다. 근데 아내는 본인이 궁금한 것만 얘기한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보통은 상대의 기분을 고려해 질문하는데 아내는 전부 자기 얘기만 하고 있다. 다 내 얘기다. 대화를 할 때도 그런 면이 너무 두드러진다. 캐내는 질문만 계속하니까 추궁당하는 것 같지 않냐"라고 덧붙였다.

오은영 박사는 아내에게 "남편은 부모가 아니다. 남편에게 아빠처럼 엄마처럼 부모의 절대적인 사랑을 요구하는 것처럼 하면 안된다. 그러면 남편은 버틸 수가 없다"라고 조언했다.